알바인생 #1, 택배상하차 알바 후기 까대기 작업의 끝판왕
한겨울에 터진 코로나 바이러스로 몸도 마음도 경제사정도 얼어붙었던 3월 어느 날,
알바를 하려고 알바 어플들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알바들이 최저시급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눈부시게 일당 15만원에 빛나는 알바가 보였어요.
바로 택배 물류센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악명 높은 택배 상하차 알바 였어요.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거르는 일이였지만 현재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할까말까 망설이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는 생각에 고민 끝에 문자지원을 했어요.
바로 연락이 왔는데 다음날 가능하다고 해서 오늘은 쉬고 내일 하기로 결정했어요.
팁 1.
알아본 바로는 보통 택배상하차 알바는 12시 이전까지 인원 파악하고 그 날 일을 얼만큼 잡을지 예상하기 때문에 택배상하차 알바 지원하시려면 12시 이전까지 문자지원을 해야합니다!
다음 날 이 되어 약속장소로 오후 4시 30분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관광버스도 많았어요.
사람이 많기 때문일까? 친절한 안내는 없어요.
알아서 눈치껏 버스 잘 골라타야 해요.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소속도 다 틀리고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도 있기에 정 안될거 같으면 문자 주고 받았던 담당자와 연락해도 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전화가 안되서 여기저기 물어물어 간신히 탔어요.
인천 쪽에서 출발해서 도착지인 곤지암에 6시 좀 안되서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엄청 모이는데 문자로 받았던 장소로 찾아가면
담당자가 안내를 해줘요. 그리고 본인임을 확인 할 수 있는 어플을 설치하고 시키는대로 하면 되요.
담당자 분이 안내를 해주실 거에요.
팁 2.
신분증 꼭 가져가야 되고, 가능하면 본인명의로 된 핸드폰을 가져가셔야 해요. 제 명의로 안된 핸드폰 들고 갔다가 본인 인증이 안되서 알바 못할 뻔 했어요.
안내를 받고 들어가면 안전교육을 받는데 시험을 봐요.
10문제 정도 되는데 사전에 다 설명해주고 시험을 다보면 시험지 바꿔서 서로 채점해주는데 한 문제라도 틀리면 따로 불려서 재시험 보셔야 해요.
굉장히 창피할 수도 있으니까 설명 할 때 잘 들어야 해요.
제가 배치된 곳은 레일을 타고 나온 택배 물품들을 포대자루에 담고 라벨을 붙인 후 또 그 포대자루를 밑으로 밀어넣으면 되는 일이었어요.
대략 16개 정도 되는 구멍에서 나오는 물품들을 관리했는데 일이 익숙하지 않아 밀렸는데 좀 많이 밀린다 싶으면 직원 분들이 한번씩 오셔서 도와주고 가곤 했어요.
그래도 자동분류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있어서 일이 그렇게 힘들진 않았고 실내이고 깔끔한 편이었고 특히 한시간 정도 일하면 15분 쉬는 것을 굉장히 칼같이 지켜주셔서 이거 지옥의 택배 상하차 알바 맞아?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단순 반복 작업을 하며 새벽에 밥도 주고 중간에 빵,우유 간식도 주고 아침 8시반에 일이 끝인데 살짝 일찍 끝내줬어요.
밤새서 힘들긴 했지만 포대자루가 좀 무거운거 빼곤 악명처럼 그런 느낌은 전혀 주질 않았어요.
일당도 다음날 오전 10시반에 들어오고 좋았어요.
시간이 또 흐르고, 다른 알바를 하다가 끊기는 상황이 되서 다시 택배 상하차 알바를 해보기로 했어요.
밤새는건 싫지만 한 번의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지원을
했어요.
이번엔 옥천. 프로택배러 들 사이에는 택배가 옥천으로 가면 영원히 안온다는 마계옥천으로 유명한 곳이죠.
이전과 똑같이 어플등록하고 안전교육을 받는데 교육 지원하시는 분이 수 년 전에 작업자 분이 여기서 과로로 죽었으니 조심하라고 하시고 왠만하면 이런 곳에 다신 오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심금을 울리는 멘트를 날려주시네요.
담당자 분의 안내를 받고 따라가는데 저 멀리 화물차가 보이네요. 네, 그렇습니다. 택배상하차 알바의 꽃 상차 작업이 걸렸네요.
담당자 : 오늘 여기서 까대기 치시면 되요.
예??? 그 땐 까대기가 무슨 뜻인지 몰랐었어요.
까대기 뜻 : 순우리말인 '가대기' 에서 변형된 말로 창고나 부두 등에서 쌀가마니 등의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고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로 주로 '치다' 와 힙쳐서 표현을 한다. 공사 현장이나 주로 힘을 쓰는 일을 하는 곳에서 많이 써서 표현이 격해져 '가대기' 에서 '까대기' 로 변했다고 해요.
레일에서 수없이 밀려오는 택배상자에 붙어 있는 라벨을 바코드 스캔하고 화물차 안쪽부터 물건을 차곡차곡 쌓아야 하는데 너무 밀려서 차분하게 할 수가 없어서 거의 집어 던지듯이 택배박스들을 쌓아 올렸어요.
가끔 택배 주문하면 물건들이 깨지거나 고장이 나서 오는 이유를 알 수가 있었어요.
또 이번엔 야외였고 아직 추운 3월 날씨라 추웠다가 땀 흘렸다가 반복해서 힘들었어요. 택배 물품들도 물이나 음료도 많아서 무거웠어요.
그렇게 화물차 2대를 끝내고 나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이번엔 택배 상하차 알바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어요.
택배 상하차 알바 후기
총평 : 택배 상하차 알바 같이 이런 힘쓰는 일들은 보직, 하는 일에 따라 강도가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한 번은 곤지암, 한 번은 옥천에서 알바를 했는데 뭐가 더 편하고 좋았는지는 본문을 보시면 바로 아실 거에요.
유일한 큰 메리트인 일급 15만원도 정확하게 따지면 이 일을 하는데 하루가 아니라 2일이 필요해요.
오후 7시 시작인데 이 시간이 작업 현장 시간이라 물류센터가 가까운 곳에 사는 분들이 아니고서야 집에서부터 출근하는 시간하고 아침에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2일이 걸리게 되요. 패턴이 바껴서 몸도 망가지기 쉽구요.
정말정말 할 일이 없을 경우 나중에 한 번 더 할지 생각은 해보겠지만 아마 다시는 하지 않을 거 같은 일이에요.
하지만 돈이 이렇게 벌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싶은 분들께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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