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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인생

방랑인생#2. 최저시급 받고 3인가족 살 수 있을까? 워라벨을 꿈꾸다.

최저 시급으로 3인 가족이 먹고 살다!


2020년 6월, 알바 최저시급 8,590원.
하루 일하면 (8시간 기준) 68,720원을 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고 주휴수당을 받으면
412,320원을 벌게 된다.
단기 알바이고 일을 하다가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한두번씩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 달을 일하면 150만원 내외로 벌게 된다.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 잠깐 일했었던 회사와 급여가 비슷하고, 그 다음에 들어갔던 회사의 월급보다는 절반 수준의 급여로 3인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족은 이보다 월급이 두 배, 세 배 많았을
때보다 더 행복하고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
2020년 3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2,322,346원 이라던데
아직 아이가 어려서 크게 돈 들어가는 일도 없고, 외식을
줄이고 주말마다 놀러가지 않고, 크게 필요없는 것들은
사지 않으니 돈이 많이 들지 않게 되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다.


미니멀 라이프라 하던가?
애초에 우리집은 이사를 많이 다녀서 크게 짐이 많지도
않았지만 아내가 쓸모 없는 짐들을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다.

입지 않지만 언젠가 입을 것을 대비해서 쟁여두었던 옷들, 불필요한 잡동사니들, 쓰지 않는 그릇들 등등 짐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곳곳에 짐이 많이 있었다.

아깝다는 생각이 처음엔 많이 들었지만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나니 반대로 필요한 물품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또 정리가 되니 물건들끼리 뒤섞여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을 수 없었던 예전과는 달리 어디에 뭐가 있는
지가 머리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돈까지도 생활에 필요한만큼만 버는
진정한 미니멀라이프를 하고 있다.

워라벨을 꿈꾸며!


줄어든 급여 대신에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닐 땐 꿈도 못꿨었던 9시에 츨근해서 6시에
칼퇴하기. 즉 퇴근 후의 삶을 얻게 되었다.

이집트로 떠나기 전 직장 생활, 그리고 다녀와서 다시 직장에 들어갔을 때 퇴근 후의 삶은 꿈도 못꿨다.
야근에 야근, 회식, 야근 무한반복...
내 일이 다 끝난 상황에도 눈치보느라 제 때 못 가고,
다른 사람 업무도 도와주고, 너무 지쳤었다.

내 삶의 주체가 회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한국도 최근에야 인식이 바뀌면서 저녁이 있는 삶,
탄력 근무제 등 워라벨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워라벨 뜻?

일(Work) + 삶(Life) + 균형(Balance)

일과 삶의 균형으로 워라벨 또는 워라밸이라고 한다.
1970년대 영국에서 용어가 등장했고 1986년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의 개념이 도입된 후 1990년대 유럽으로 퍼져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최근에야 워라벨이 퍼졌으니 다른 나라들보다
30년 정도 뒤쳐진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3위의 노동시간을 갖고 있는 나라이다.
한국은 평균 연간 노동시간이 2,024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53시간,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인 독일의
1,363시간에 비하면 정말 터무니없이 많은 노동시간을
가지고 있다.

지난 5년, 한국보다 못사는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살았다. 하지만 그들이 한국보다 개개인은 가난하지만
한국 사람보다 마음은 한국 사람보다 부자라고 생각된다.

일도 좋고 성공도 좋지만 인생에서 중요한게 무었인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


솔직히 아이가 있는 대한민국의 가장으로 살기에
한 달 생활비 150만원은 적은 것은 사실이다.
번듯한 직장, 돈 많이 주는 곳으로 취업을 하고 싶은
마음도 가끔 생기긴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앞만 보며 살다가 이 가정이 깨질 뻔 했다. 붙어있으면 허구한 날 부부싸움을 했고, 서로
바빴으며 같은 공간에 있어도 따로 할 일을 했다.
그 결과 아내는 마음의 병을 얻었고, 가정이 풍비박산 날 뻔 했다.


우리는 조금 쉬었다 가기로 결정했다.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아내가 아이와 함께 집 근처 공원에서 놀고 있으면 같이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장도 보고 같이 집에 들어간다.
간단한 저녁 요리를 하고 오순도순 같이 밥도 먹고 과일도
먹는다.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도 생겼고, 아이 재우고 부부끼리 시간도 갖고 서로 미래를 위한 준비도 한다.

결혼한지 7년, 모든 걸 내려놓고서야 행복을 되찾은 느낌이다. 물론 영원히 이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이는 계속 커 갈거고, 돈도 많이 필요해져서 더 일을 많이 하거나 취업을 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
조금만 더 우리 가족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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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집트 유학생활 때부터 이야기를 쓰려하다가
갑자기 현재 내 상황 얘기를 하고 싶어져서 썼는데
순서가 매끄럽지 않이도 이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