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로 인해 모든 것들이 멈췄다.
우리 가족도 이로 인해 해외에서의 삶이 자동종료 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막상 한국에 돌아와 생활을 해보니 지난 해외에서의 삶들이 실제 있었던 일이었는지 헷갈릴 정도다.
최종적으로는 말레이시아에서 왔지만 나에게, 또
아내에게 잊지 못할 장소가 있다.
열정이 있었고, 자유를 맛보고, 인연을 만났던 곳.
바로 '이집트' 다.
서른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다.
계란 한 판의 나이. 서른 살에 나는 다시 태어났다.
첫째, 라색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20년 넘게 썼던 안경에서 벗어나니 세상이 달라보였다.
둘째,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이집트로 떠났다.
아랍어 글자와 간단한 인사말만 배우고 아무 연고도 없는
미지의 세상으로 훌쩍 떠나버렸다.
이집트로 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방콕에서 경유를 했다. 총 18시간의 비행 끝에 목적지인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
내려서 나가려고 하는데 공항 직원이라며 짐을 들어준단다.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문 밖에 택시승강장에서 느닷없이 도와줬으니 돈을 달라고 한다.
아! 당했구나! 오자마자 정신 똑바로 차리게 됬다.
택시를 타고 숙소를 가는 한시간 남짓, 아직도 그 창문 밖의 광경들을 잊을 수 없다.
복잡했던 내 머리 속의 생각들만큼 혼란스런 카이로
시내의 차량들, 생각보다 많은 고층건물, 신호등이나 육교가 없어 대로를 횡단하는 행인들 등등...
난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왔을까...
내가 찾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을까?
즐거웠던 카이로 생활과 아랍어 공부.

기자 피라미드 인근 카이로 도끼라는 지역의 한인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다.
가려고 했었던 아랍어 어학원과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아랍어는 아랍권에서 쓰이는 언어로 공식 언어로 쓰이는문어체인 푸스하와 각 나라별로 쓰이은 구어체 언어
암미야 가 있다.
아랍 사람들한테 푸스하로 말을 하라고 시키면 버벅될
정도로 언어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르다.
아직까지 이집트는 문맹률이 30퍼센트에 달한다.
인구가 1억명이 돌파했으니 수많은 사람들이 까막눈인
것이다.
세종대왕님이 온 백성들이 글을 읽고 쓰기를
어려워해 발음 나는대로 만들었던 한글의 위대함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아랍어는 글자를 뭐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수천년의 오래된 이집트 문명만큼이나 자신들의 말인 아랍어에 대한 자긍심이 굉장히 높았다.
나는 사람들과 먼저 소통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구어체인 암미야를 배웠다.
어학원을 다니면서 현지인 친구들과 한국어 아랍어 언어교환을 하며 어울려 놀았다.
이집트는 후진국이지만 하나 부러웠던게 있다면 근무
시간이 엄청 짧다는 것이었다.
보통 10시~4시 정도 일을 한다는데 실제로 느끼기에는
더 짧은 거 같았다.
오후 두시나 세시 정도에 동네 카페에 가면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시샤(물담배)를 하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평소 담배를 피진 않지만 시샤는 각종 향들. 체리, 딸기, 수박 등의 향을 가진 잎을 태워 거부감이 없어 이집트에
있는 동안 엄청 피웠었다. 지금도 한번씩 생각이 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물담배는 필터 역할이 제대로
안되서 건강에는 더 안좋다고 한다.
그렇게 카이로의 생활은 아랍어를 공부하며, 친구들과
문화체험도 많이 하며 바쁘게 6개월이 흘러갔다.
여행자들의 블랙홀 이집트 '다합'.
카이로에는 생각보다 놀러오는 여행객들,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 학생들이 많았다.
그 중에 20대 초중반 나이에 세계여행을 하는 친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 살면서 그런 친구들을 만나고 소통을
했던 것도 하나의 낙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친구들의 다음 목적지나 이전 목적지는 '다합'이라는 곳이었다.
워낙 백팩커들에게 블랙홀 같은 곳이라는 소문을 듣고
있어서 긍금했는데 너무 좋다고 계속해서 들으니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동갑내기 여행객을 만나게 되었고 그 친구의 다음
목적지도 다합이었다.
곧 있으면 어학원도 방학이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카이로에서 다합으로 가는 버스는 10시간이 걸린다.
버스도 너무 작고 장시간 이동이라 엄청 힘들었다.
버스를 타기 너무 힘들다면 비행기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는데 다합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샤름엘셰이크 라는곳을 카이로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가도 된다.
그렇게 밤 9시에 츨발했던 버스는 날이 밝고 아침이 되서야 도착했다.
힘들게 10시간 온 보람이 있을 정도로 다합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여행자들의 블랙홀로 불려질만 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아무것도 안하고 카페에서 바다만
바라봤다.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이집트 다합이 세계적으로 유명한건 블랙홀로 불릴만큼
좋은 이유도 있지만 다합 블루홀 이라는 세계 프리다이버들의 성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맥주병이었던 나에겐 전혀
관계없는 얘기였다.
서울촌놈인 나는 바다도 놀러가 본 적이 거의 없었고,
물에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되는 이야기였었다.
사실 다합을 온 이유가 6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했던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서였다.
일주일이 지나고 카이로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데 같이
왔던 친구가 스쿠버다이빙을 같이 배우자고 한다.

게스트하우스에 지냈을 때도 여행자들이 스쿠버다이빙
너무 좋고 재밌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수영 한 번 해본 적 없지만 그 때는 자신감이 올라 있던
싱태였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같이 배우기로 결정했다.
(스쿠버다이빙은 수영 실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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